보길도에서물 위에는정자 하나 떠 있고저 멀리 바위 위에는방 하나 앉아 있다하나는 달빛을 불러 모아술잔에 담고하나는 숲의 침묵을 모아마음에 담는다정자에서 부른 노래바람은 안다 그 노래가깊은 고독의 샘에서 흘러나왔음을연못에는 달이 떠오르고바위틈에는 이끼가 자란다풍류는 물 위에 머물고사색은 바위 위에 맴도는데그 둘 사이를 오가던고산의 그림자아직도 보길도의 숲길을 걷고 있다 물 위의 무대와 바위 아래의 방 ― 보길도 세연정(洗然亭)에서 보길도에 들어서기 전부터 궁금했다.윤선도는 왜 이 섬에 그토록 깊이 매료되었을까.남해에는 아름다운 섬이 많다. 풍광이 빼어난 곳도 적지 않다. 그런데 그는 왜 보길도에 머물며 생의 마지막 이상향을 그렸을까. 그 답을 찾기 위해 세연정을 찾았다. 그런데 뜻밖에도 그 답은 세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