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건넌 웃음 - 김시의 〈동자견려도〉 얕은 개울가통나무다리 사이앙다문 입매에 움켜쥔 고집겁먹은 눈망울 벌름대는 콧구멍고삐 한 줄 마주하고줄다리기 팽팽하다산수는 잠시 길을 멈추고웃음부터 건너간다감상에세이 '고삐 사이'얕은 개울 앞에서 나귀가 걸음을 멈추었다. 물살이 깊거나 거센 것도 아니다. 마음만 먹으면 몇 걸음에 건널 수 있는 물이다. 그러나 나귀에게는 그 몇 걸음이 아득한 낭떠러지처럼 느껴지는 모양이다. 네 발로 땅을 버티고 목을 뒤로 뺀 채 한 발도 내딛지 못한다. 동자는 나귀의 마음을 알 수 없다. 아니, 알 겨를이 없다. 길을 가야 하니 고삐를 힘껏 잡아당길 뿐이다. 작은 몸은 앞으로 기울고, 나귀의 몸은 뒤로 물러선다. 가려는 마음과 가지 않으려는 마음이 맞서면서, 두 존재 사이의 고삐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