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휴정에서외나무다리 건너갓끈 풀어 쉬는 마음淸白 두 글자는빈 마루에 물빛으로 고였다검게 그을린 숲 사이여울은 흰 속살을 펼치고화마도 삼키지 못한맑은 가난 한 칸늦게 얻은 쉼— 안동 만휴정(晩休亭)가느다란 물소리가 먼저 나를 맞았다. 바위를 타고 내려온 물은 잠시 고였다가 다시 아래로 몸을 풀었다. 그 사이로 외나무다리 하나가 개울을 가로질렀다. 건너편에는 오래된 정자가 고요히 서 있었다. 좁은 다리에 발을 올리자 걸음이 저절로 느려졌다. 한 발씩 옮기는 동안 시선은 자연스레 발밑의 맑은 물에 머물렀다.다리는 소박했다. 두 사람이 나란히 걷기에는 좁았으나, 한 사람이 제 마음을 데리고 건너기에는 넉넉했다. 보백당(寶白堂)이 평생 보물로 삼았다는 ‘청백’을 떠올렸다. 지켜 온 마음 하나면 충분하다는 듯,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