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브로 124

常春亭

상춘정 보청천 구비구비동모산 상춘정유리 같은 냇물 속에정자 하나 졸고 있다물안개 피어날 때해돋이는 황금빛 산수화불빛 잠 든 밤하늘 은하수가 빛을 낸다 겨울처럼 텅 빈내 젊은 날의 작은 쉼터고향 지킴이 많은 사진작가님들이 다녀가기 전에는 내고향 상춘정이 이렇게 아름다운 줄을 몰랐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DM6v4kPXasI성묘길에 고향집을 찾았습니다. 텅빈 고향의 겨울을 상춘정이 지키고 있었습니다. 인적 없는 겨울 강변에 오똑한 내 젊은 날의 작은 쉼터 !내고향 지킴이가 오늘 따라 외로워 보였습니다.

시나브로 2025.01.26

[수필] 지갑 분실 소동

지갑 분실소동 신년 첫 트레킹을 경주 남산으로 정했다. 신라의 야외박물관이라 불릴 만큼 신라의 얼이 골골이 스며 있는 답사지를 마음에만 두고 남산 주변만을 맴돌다가 오늘에야 실행하게 되었다. 삼릉을 출발하여 상선암 금오봉을 넘어 용장사지로 넘어가는 코스를 걷기로 했다.삼릉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솔숲으로 들어갔다. 오늘도 트위스트를 추는 듯한 삼릉의 소나무들 아침햇살에 반갑다. 경주에 발걸음하면 나는 삼릉에서 여정을 시작한다. 언제부턴가 내게 배움터이자 쉼터가 된 이후로 삼릉은 가장 편한 안식처가 되어 주었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나에게 삼릉은 신라의 선물이었다. 천년의 역사가 내게 준 선물, 누가 뭐래도 삼릉은 내마음 속의 정원으로 깊이 간직하고 있다. 이렇게 역사가 주는 선물 하나쯤 가슴에 품고 있으면 ..

시나브로 2025.01.04

2024 이름표

2024 이름표빠른 세월에 실려 올해도 끝자락에 섰다돌아보니채우지 못한 결핍의 시간들흘러간 시간의 뒷모습그림자가 길다산밭 글밭 두 자락 농사 넓이보다는 깊이로 일구었다깊이 팠지만 내 이름 쓰지 못했다이름 찾아 나선머나먼 바깥세상떠나야만 보이는 것들현미경으로 살피고망원경으로 당겼지만내 이름 찾지 못했다눈에 보이는 이름보이지 않는 이름오늘 불리는 이름 내일 불려질 이름내 삶의 대차대조표 희미하구나

시나브로 2024.12.29

세모에

세모에한 해를 돌아보니하루는 한가롭게 길었고한달은 이리저리 흘렀고일년은 허겁지겁 빨랐다금년엔 햇빛도 좋았지만여름이 유난히 길었다봄바람 아래 꽃놀이는 짧기만 했고땡볕과 비바람에 흘린 땀은 빈 손이었다몸보다 마음이 더 추운 가슴엔飛仙酒 한 잔뒤를 돌아보니그래도 술잔에 담을 추억은 있었다추억을 술잔에 채우면 행복이 된다추억이 많은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다세모엔 한번쯤 뒤를 돌아볼 일이다뒤를 돌아보아야앞으로 나갈 힘이 생긴다어제를 보아야 내일이 보인다

시나브로 2024.12.28

[애송시] 충분한 하루 / 나태주

충분한 하루 / 나태주 오늘은이것으로 충분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밝은 해를다시 보게 하시고세 끼 밥을 먹게 하시고성한 다리로 길을 걸었습니다 길을 걸으며새소리를 듣게 하셨으니얼마나 큰 축복인지요.더구나 아무하고도 말다툼하지 않았고다른 사람 신세 크게 지지 않고 살게 해주셨으니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요. 이제 다시 빠르게지나가는 저녁 시간입니다.오늘은이것으로 충분했습니다. 내일도하루 충분하게 살게 하여 주십시오.

시나브로 2024.1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