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록재 6

[명화 감상] 겸재의 ‘만폭동’

겸재의 ‘萬瀑洞’ 천 개의 바위 아름다움을 다투고만 개의 개울 흐름을 경쟁하는천하제일명산겸재의 붓끝이 神들린 듯봉래산 너른 바위만폭동의 배꼽 위에‘蓬萊楓岳 元化洞天’풍류 자취 뚜렷하다멀리 하늘을 찌르는 봉우리바위와 물이 하나된 폭포솔숲 깊은 곳에서 전해오는바람의 노래는절묘한 자연의 드라마시간을 초월한 예술겸재 품에 안기어거센 물줄기 맑은 바람소리에잠시 세상의 짐을 벗다오른쪽 위의 畵題는천암경수(千嵓競秀)  천 개의 바위 빼어남을 경쟁하고 만학쟁류(万壑爭流)  만개의 골짜기 다투어 내달린다 초목몽롱상(艸木蒙籠上)  초목이 그 위로 우거지니 약운흥하울(若雲興霞蔚)  구름이 일어나고 안개가 자욱하다 고개지(顧愷之 중국 동진시대)바로 이런 경지를 정선이 그려냈다는 뜻으로 이 그림을 감상한 누군가가 써 넣었다.은..

인문기행 2025.02.15

[명화감상] 르네 마그리트의 '연인2'

첫키스그림 속 연인들베일에 가려진 얼굴입술은 마음을 여는 열쇠너도 알고 있겠지눈으로는 볼 수 없는 것들내 폴더 속에 꺼내지 못한 진실입술에 젖은 욕망은폴더를 여는 마중물이지뜨거운 언어의 시간이지사랑은 유리어항이 아냐사랑은 포르노가 아니야사랑은 미스터리야르네 마그리트의 키스는 사랑의 복잡한 감정을 표현하는 철학적인 키스입니다.사랑과 친밀함, 때로는 슬픔을 통해 우리의 삶을 더 깊게 이해하고 사랑에 대한 이상적인 기대와 자신의 사랑을 다시 되돌아보게 합니다.키스는 단순한 입맞춤이 아니라, 서로의 영혼에 말을 거는 예술적 표현입니다. 사랑의 본질과 그리움, 그리고 아름다움에 대해 더욱 깊이 생각할 기회를 제공합니다.

인문기행 2025.01.29

세모에

세모에한 해를 돌아보니하루는 한가롭게 길었고한달은 이리저리 흘렀고일년은 허겁지겁 빨랐다금년엔 햇빛도 좋았지만여름이 유난히 길었다봄바람 아래 꽃놀이는 짧기만 했고땡볕과 비바람에 흘린 땀은 빈 손이었다몸보다 마음이 더 추운 가슴엔飛仙酒 한 잔뒤를 돌아보니그래도 술잔에 담을 추억은 있었다추억을 술잔에 채우면 행복이 된다추억이 많은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다세모엔 한번쯤 뒤를 돌아볼 일이다뒤를 돌아보아야앞으로 나갈 힘이 생긴다어제를 보아야 내일이 보인다

시나브로 2024.12.28

[전원시] 우록재

우록재(友鹿齋) 산기슭에 초당 하나  작아도 즐길만 하다 마을은 저만치 어둠이 내리면 불빛마저 고요하다아침이면  뿔 달린 후투티 마주하고 한낮에는꾀꼬리 가족  다녀가지 익은 과일은 새들이 먼저 알고 상추 부추는 먹어도 먹어도 넘쳐나지 때때로  술내음 아는글벗들과 옛그림 펼쳐놓고 시간여행  떠나네우록재 友鹿齋    '사슴이 뛰어노는 깨끗한 자연 속에서 벗들과 풍류를 즐기는 집'

비선농원 2024.0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