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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 답사기행] 여유당에서

여유당(與猶堂)에서18년의 유배의 결과물로가득 채운 작은 방여유당에 봄볕이 다사롭고두물머리 강물은 반짝인다눈이 침침하고 귀는 어둡지만새로운 배움에는 목이 말랐다배우지 않으면이 세상이 나를 가두려 할 것이니붓끝에 흐르는 사유바람처럼 부드럽고 깊다목민심서 한장 한장마다백성을 품은 따뜻한 숨결경세유표 줄기 줄기마다조정을 바로 세우는 뿌리봄물처럼 스며 세상을 적시련한양으로부터 봄소식 오지 않고겨울바람 끝은 예전보다 매섭다자유로운 몸이 되었지만마음은 자유롭지 못하니‘살얼음판 건너듯 매사에 조심조심’여유당의 유래망설임이여, 겨울에 시냇물을 건너듯 하고(與兮若冬涉川)경계함이여, 사방에서 엿보는 것을 두려워하듯 한다(猶兮若畏四隣) (老子 15장)'여유(輿猶)는 老子>에 나오는 말이다. 여(與)와 유(猶)는 원래 짐승이..

인문기행 10:18:50

[다산 답사기행] 다산초당에서

다산초당에서봄비 내리는 다산초당녹우당에서 빌려온 서적 쌓아놓고목마른 제자들은 신바람 났다유배지에서 본 백성들의 울음제자들과 더불어세상을 바꾸는 지혜백성들의 웃음을 꿈꾸다‘세상을 품고 사람을 다스리는 원리’스승이 기획하면제자들은 소질 따라 역할분담하고다시 스승이 손을 보는 지식경영초당의 나무들은 알고 있지다산과 제자들의 일사불란한 협업시스템을자유를 잃은 몸이지만생각은 결코 갇히지 않았다유배지 강진땅은더 이상 감옥이 아니었다다산초당은 다산 정약용 선생이 유배 생활 18년 중 10여 년을 보내며 많은 저술을 집필한 곳입니다. 다산초당의 현판 글씨는 추사 김정희의 친필이 아니고 추사가 쓴 글씨 중에서 집자(集字)해서 조합한 것으로, 예술적으로 매우 가치가 있는 방식입니다. 다산초당 현판 작업은 1957년 다산초..

인문기행 2025.04.15

[다산 답사기행] 사의재에서

사의재(四宜齋)에서 -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맑은 물가에 거울을 들 듯마음을 닦고멀리 있지만마음은 함께 하는자식들 잊지 못해 붓을 들었다'책을 베고 붓을 들어경전을 품에 안는 삶그것이 진정한 부귀라''세상은 험하고 사람은 얕으나학문은 깊고 길이 있으니마땅히 가야할 길은 독서다'유배지 바람 속에 흐르는 글씨편지 속에 담긴 아비의 꿈흙냄새 가득한 강진땅에배움의 씨앗 심었다사의재(四宜齋) 위치와 환경사의재는 강진군 강진읍에 위치해 있으며, 당시에는 작은 주막집이었습니다. 다산은 처음 이곳에서 주막 주인 할머니의 보살핌을 받으며 지냈습니다. 그는 몸과 마음을 추스르고, 제자들을 가르치는 일에 집중하기로 다짐했습니다. 주막 할머니가 던진 조언이 그를 깨우쳤고, 이후 그는 아카데미를 열며 제자들..

인문기행 2025.04.14

[명주 기행] 안동소주(安東燒酒)

[명주 기행] 안동소주(安東燒酒)안동 땅에서 태어난 불꽃 천 년을 품은 세월의 향기 농암과 퇴계도 이 불꽃에 취했고영국여왕 칠순상차림에도 올렸지뜨거움과 차가움의 만남으로맑아진 방울방울 쌀로 빚어낸 순수한 이슬 그윽한 곡주향 화끈한 목넘김기울일수록 깊어지는 취흥바람이 술잔에 속삭이는 말‘풍류를 누리는 즐거움’술잔에 담긴 조상의 숨결 안동소주의 품격

비선주가 2025.04.12

[답사기행] 추사유배지에서2

추사적거지에서2제주 귀양살이 5년 차 추사세상이 권세와 이익만 따라 돌 때잊혀진 스승 잊지 않고중국에서도 귀한 신간서적을 구해온 제자 이상적추사가 제자에게 답장한 그림과 편지‘세한도(歲寒圖)’‘날씨가 차가워진 뒤에야 소나무와 잣나무가 늦게 시듦을 안다’제자의 변함없는 의리와 자신의 처지를 담았다스승은 글씨만을 가르친 것이 아니라세상을 보는 눈을 길러주었고제자는 예술만을 배운 것이 아니라스승의 정신과 의리를 익혔다추사와 이상적의 이야기스승과 제자를 넘어시대를 초월한 울림이다1844년 추사가 제주 유배시절에 그린 조선시대 문인화의 최고 걸작이다. 그림 속에 나타난 스승과 제자의 의리, 소재들의 상징하는 함축적 의미, 편지글 속에 담긴 문자향서권기는 학예일치의 깊고도 높은 격조를 보여준다. 청나라 문인들로부터..

인문기행 2025.04.11

[답사기행] 추사유배지에서1

추사적거지에서1바람 거친 제주 가시울타리산 설고 물 설은 추사에게반가운 친구 찾아왔네일지암 스님 초의선사추사는 초의의 차를 마시며 글씨를 쓰고초의는 추사의 글씨를 보며 차를 끓이고같음은 공유하고 다름은 존중한 교류‘차가 곧 선’이라는 '茗禪(명선)’초의에게 보답한 추사의 글씨서로에게 스승이자 벗이 되었지같은 해 태어나 다른 길을 걸어온사대부와 스님의 사귐시대의 허물을 벗어버린 인연해와 달을 닮은 두 사람초의는 추사와는 30세에 만나 42년간 금란지교(金蘭之交)를 나누었던 동갑내기 승려 친구이다. 두 사람은 신분이 달랐지만 학문과 예술, 그리고 다도(茶道)로 깊은 우정을 나누었다. 초의는 추사의 글씨를 지극히 좋아했고, 추사는 초의의 차를 누구보다도 아끼고 사랑했다. 그래서 추사는 무시로 초의에게 차를 보..

카테고리 없음 2025.04.10

[충무공 답사기행] 관음포에서

관음포에서노량해전의 끝자락피바람 몰아치는 전장의 한가운데서조선의 별은 바다의 용이 되었지“전시가 위급하니 나의 죽음 알리지 말라”노량을 적신 붉은 피는차가운 바다 위 뜨거운 마음마지막 남긴 울림은개선행진곡이 아니라비장한 장송곡이었다거룩한 죽음끝이 아닌 영원한 시작지금 한반도의 바다는 안전한가?戰方急 愼勿言娥死 (전방급 신물언아사) 전쟁이 한창 급하니 나의 죽음을 알리지 말라1998년 12월 16일 이충무공 순국 400주년 기념으로 당시 유삼남 해군참모총장의 글씨를 새겼다관음포는 1598년 (선조31년) 11월 19일 아침 충무공이 왜적의 총탄에 순국한 곳이다.충무공의 유해를 맨처음 이곳으로 옮겨왔다는데서 "이락사(李落祠-충무공의 목숨이 떨어진 곳)" 라고 불렀다.순조 32년(1832)에 왕명에 따라 충무..

카테고리 없음 2025.04.09

[충무공 답사기행] 벽파진에서

벽파진에서군왕은 어둑하여 장수는 흩어지고칠천량 패전으로 궤멸된 조선수군조선의 하늘은 깜깜했다‘아직 12척의 배가 남아 있습니다’‘죽고자 하면 살 것이요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다’이 엄청난 역설조정은 그를 버렸지만그는 조선을 껴안았지 두려운 것은 왜적이 아니라자신을 이기는 것명량해전 준비했던 벽파진충무공의 그 자리에전첩비 하나 우뚝 솟았다 '충무공벽파진전첩비' 진도의 서예가 소전 손재형의  글씨( 소전체)소전 선생은 2차세계대전 중 일본에서 국보180호인 추사의 '세한도'를 찾아온 애국지사다.

인문기행 2025.04.08

[충무공답사기행] 제승당에서

한산도 제승당에서싸워야 할 상대는 왜적인데당쟁의 칼날만 날카로운 조정방방곡곡 민초들의 탄식 소리 결전을 앞두고밤하늘 별빛 아래잠 못 이루는 밤한산섬 달 밝은 밤에 수루에 홀로 앉아큰 칼 옆에 차고 깊은 시름 하는 차에어디서 일성호가는 남의 애를 끊나니학익진 펼쳐진 곳에거북선 울음소리 높고한산의 파도는 거셌다한산대첩전후 상황임진왜란 발발: 1592년, 일본(왜)이 조선을 침략하면서 임진왜란이 시작되었습니다. 일본군은 빠르게 북상하며 조선의 주요 도시들을 점령했습니다.조선의 위기: 육지에서의 전투에서 조선군은 연전연패를 겪으며 수도 한성까지 위협받았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해상에서도 일본군의 공격이 거세졌습니다.해전의 필요성: 조선 정부는 해상에서 일본군의 보급로를 차단하고, 육상에서의 반격을 지원하기 위해..

인문기행 2025.04.07

[명주 기행] 진도홍주(珍島紅酒)

진도홍주(珍島紅酒)푸른 물결 넘실대는 보배섬名酒의 향이 진하다이 섬에서 자생하는 지초에서맛과 색과 향을 찾았다발효를 거쳐 증류로 깊어지는 불맛자연 그대로 맑은 진홍빛독주지만 독하지 않아깊고 진한 풍미珍島三樂눈마저 취하게 만드는 붉은 빛깔깔끔한 해물요리 안주홍주 한 모금에 담긴 바다홍주 한 잔에 얽힌 옛이야기술잔에 담긴 모든 것은 풍류다

비선주가 2025.0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