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사적거지에서2
제주 귀양살이 5년 차 추사
세상이 권세와 이익만 따라 돌 때
잊혀진 스승 잊지 않고
중국에서도 귀한 신간서적을 구해온 제자 이상적
추사가 제자에게 답장한 그림과 편지
‘세한도(歲寒圖)’
‘날씨가 차가워진 뒤에야 소나무와 잣나무가 늦게 시듦을 안다’
제자의 변함없는 의리와 자신의 처지를 담았다
스승은 글씨만을 가르친 것이 아니라
세상을 보는 눈을 길러주었고
제자는 예술만을 배운 것이 아니라
스승의 정신과 의리를 익혔다
추사와 이상적의 이야기
스승과 제자를 넘어
시대를 초월한 울림이다

1844년 추사가 제주 유배시절에 그린 조선시대 문인화의 최고 걸작이다. 그림 속에 나타난 스승과 제자의 의리, 소재들의 상징하는 함축적 의미, 편지글 속에 담긴 문자향서권기는 학예일치의 깊고도 높은 격조를 보여준다. 청나라 문인들로부터 높이 평가받았고, 그림의 소장자가 몇 번 바뀌고 마지막에 일본까지 흘러간 그림을 찾아오는 과정에서 유전되는 스토리가 자못 감동적이다. 국보 제 180호로 지정되어 오늘에 전하고 있다.

세한도는 눈 덮힌 겨울을 그린 그림이지만, 그 속에는 제자 이상적에 대한 믿음, 의리가 담겨져있다. 고결한 지조, 교활하고 위선으로 가득찬 세상에서 자신의 기개를 지키고 싶어하는 추사의 마음도 담겨있는 그림이다. 세상으로부터 버림을 받았을 때, 나는 시들지 않고 견딜 수 있을까? 누군가의 겨울에 나는 소나무 같은 존재가 될 수 있을까? 세한도는 말없이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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