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기행

신발에 담긴 봄

경산 耕山 2025. 7. 30. 14:10

신발에 담긴 봄
    - 혜원의 <四時長春> 감상


봄기운 가득한 후원
도화빛 신발, 가지런한 두 꽃잎
수줍은 봄의 숨결이
마루 위에 설렌다

흐트러진 갓신의 발걸음
세상을 삼킬 듯한 갈망
성급한 불꽃은
활화산으로 폭발했다

술상을 받쳐온
봄의 그림자 귓가에
'휘모리 장단 봄날의 이중창 '
아직 피지 않은 연분홍은
몰래온 관객이 되었다

그대와 머물던 자리
한 송이 봄꽃처럼
진한 여운 남았는데
이 봄, 영원하지 않으니.......

전(傳) 혜원 신윤복 종이에 옅은 채색, 27.2 x 15.0cm 국립중앙박물관

1. '사시장춘도(四時長春圖)’는
  - 사시사철 봄처럼 사랑이 지속되기를 바라는 뜻을 담고 있다.
  - 혜원 신윤복의 그림으로 전한다.
 
2.  작품 소재들이 주는 상징적 의미를 읽어야 화가의 의도를 이해할 수 있다
.
 - 신발 두 켤레
   도화빛 여인 신은 가지런히 놓여 수줍은 마음을, 검은 갓신은 흐트러져 남자의 성급한 욕망을 의미
 - 술상을 든 계집종
   닫힌 문 앞에서 엉거주춤한 자세로 서 있는 모습은 야릇한 기운을 감지한 당혹스러움을 표현
 - 닫힌 장지문과 기둥의 글귀
   ‘
四時長春이라는 주련은 남녀의 雲雨之情을 은근히 암시하며, 간접적으로 정서를 전달
 - 배경의 폭포와 소나무
   자연의 요소를 통해 성적 상징과 감정의 흐름을 은유적으로 표현

3. 작품 가치와 미학적 의의 
 - 한국적 에로티시즘의 정수
   
노골적인 표현 없이 은근하고 함축적인 방식으로 사랑과 욕망을 그려낸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음
 - 혜곡 최순우 선생의 평가
  “있을 것은 다 있고, 될 일은 다 돼 있다는 명해설로 유명하며, 한국 춘화도의 으뜸으로 꼽힘
 - 문화사적 가치
 
단순한 풍속화가 아닌, 조선 후기의 인간관계와 정서, 미의식을 담은 인문학적 예술작품으로 평가
 - 이 그림은 남녀 관계의 미묘함과 감정의 여운을 은근하게 풀어낸 시각적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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