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재의 금강전도
개골산 일만이천 봉
그 맑고 정갈한 산세
한 폭의 진경산수로 다시 태어났다
서릿발 같은 바위산
부드러운 솔숲 土山
조화로운 대립 사이로
바람은 춤추고 폭포가 노래한다
천상과 지상의 기운이 만나
끝없는 태극의 순환 속에
개골산이 생동한다
두 발로 걸어 두루 돌아본들
머리맡에 두고 보는 이 그림만 하겠는가?
화제시
萬二千峯皆骨山(만이천봉개골산) 일만이천봉 개골산을
何人用意寫眞顔(하인용의사진안) 어느 누가 참모습 그릴 생각이나 했으랴.
衆香浮動扶桑外(중향부동부상외) 많은 향기는 동쪽 바다 너머에 떠돌고
積氣雄蟠世界間(적기웅반세계간) 쌓인 기운은 온 누리에 크게 서렸네.
幾朶芙蓉揚素彩(기타부용양소채) 몇몇 송이 연꽃은 흰 빛깔 드날리고
半林松栢隱玄關(반림송백은현관) 반쯤 되는 송백 숲에는 절집이 숨어있다.
縱令脚踏須今遍(종령각답수금편) 설령 지금 당장 걸어서 두루 다닌다 한들
爭似枕邊看不慳 (쟁사침변간불간) 머리맡에 두고 아낌없이 보는 것에 비기랴.
1. 겸재 정선의 금강전도는 18세기 중엽에 그려진 대표적인 진경산수화로, 겨울 금강산의 절경을 생생하게 담아낸 작품입니다. 이 그림은 1734년 겨울에 그려졌으며, 정선이 평생 동안 가장 많이 그린 주제인 금강산을 다루고 있습니다.
2. 금강전도는 금강산의 수많은 봉우리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위에서 바라보는 시점으로 그려져 있으며, 뾰족한 바위산과 숲이 우거진 모습이 점과 선으로 뚜렷하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3. 정선은 이 작품을 통해 진경산수화라는 새로운 화풍을 확립하고, 자연의 아름다움을 직접 보고 그린 정교함을 필치로 나타냈습니다. 화폭의 하늘은 엷은 푸른색으로 채색되어 당대 회화에서는 드물게 시도된 파격적인 표현이 돋보입니다.
금강전도의 감상팁
1. 통일성과 역동상
- 원근에 따라 농담 처리(陽中陰, 陰中陽)
- 만폭동을 중심으로 회전대칭
2. 생동하는 필치(절묘한 변주)
- 골산 : 상악준(서릿발 준법) - 굳셈, 예리함
- 토산 : 피마준, 미점법 – 부드러움
3. 해학성
- 장엄한 주제 속에 재미로움
- 사자형상, 스님의 합장 형상 봉우리
금강전도의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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