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수유
메마른 가지 끝에 노란 등불 켜 두었나
꽃샘추위 설운 바람 빈 몸으로 맞서더니
긴 기다림 맺힌 눈물은 금가루가 되었구나
하나씩 떼어놓으면 가녀린 노란 점들
서로의 어깨를 괸 채 뭉치어 피어나니
겨우내 닫힌 세상을 그 온기로 녹이는가

작음의 미학, 그 깊은 울림
1. 산수유는 홀로 돋보이려 애쓰지 않습니다. 수십 개의 작은 꽃들이 한자리에 모여 비로소 하나의 풍경을 완성합니다. 이는 '나'보다 '우리'를 먼저 생각하는 공동체의 지혜를 보여줍니다.
2. 화려한 목련이나 벚꽃처럼 순식간에 피었다 지지 않고, 아주 작은 꽃잎들을 하나하나 성실히 밀어 올립니다. 그 꾸준함이 모여 산천을 노랗게 물들이는 광경은 평범한 이들의 일상이 쌓여 만드는 역사의 위대함과 닮아 있습니다.
3.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작은 몸짓으로 봄을 마중 나가는 산수유의 태도는 우리에게 진정한 강함이란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스며드는 것임을 일깨워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