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원의 ‘疏林明月圖’
화려한 계절의 끝
개여울 조잘대는 겨울 숲
성근 나무 뒤로 보름달이 숨었다
이름 없는 우리 산하
단원의 붓 끝을 거치면
금수강산으로 피어나지
환쟁이 출신 사또라서 서러웠던 시절
그 매운 계절 그림이 되었지
보름달은 그의 자화상이지
겨울나무 사이로
개울과 바람이 합주할 때
보름달은 솟으리니
檀園 金弘道(1745~1806) 의 소림명월도(疏林明月圖)는 성근 숲에 밝은 달이 떠오르는 그림이라는 의미입니다.
이 그림은 김홍도가 52세 때인 1796년에 그린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현재 삼성미술관 리움이 소장 중입니다.
이 작품은 산수 11점과 영모 9점 등 총 20점으로 이루어진 '병진년화첩' (보물 제782호) 에 속해있습니다.
매 폭마다 고르게 무르녹는 필치로 시적 정취와 서정성을 듬뿍 담아내어 그림으로 읽는 시집이라 불립니다.
한 마디로 단원 진경산수의 절정을 보이는 화첩입니다.
소림명월도는 가을의 풍요로움과 조락이 주는 허무감이 공존하는 계절의 분위기를 잘 표현한 작품으로 평가됩니다.
또한 이 작품은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평범한 산천의 한 자락을 소재로 하여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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