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기행

선비들의 쉼터

우록재 주인 2022. 8. 21. 00:23

선비들의 쉼터, 거연정

화림동 남강천 암반 위에 건립된 거연정!
무지개다리 화림교 운치가 있다.

바위를 그대로 이용하고  물과 수목들을 조화시킨 건축기법이 기막히게 자연스럽다.

居然亭  '자연 속에서 편안하게 살다.' 
정자 편액에 주인장의 마음이 걸렸다.

사화와 당쟁에 지쳐 낙향한  사대부들은 거연정에서 모여 무엇을 하셨을까?

자연을 거스리지 않은 거연정은  최고의 쉼터!
三公不換此江山 삼공과도 바꾸지 않을 명승명당에 자리잡았다.

밖에서 본 정자 풍광도 뛰어나고, 정자 마루에 앉아 바라보는 풍경도 사방이 그림이다.
옛주인이 떠난 자리에  나그네 잠시 머물며 바람의 노래를 듣는다.

격조있는 선비문화의 꽃...... 빛바랜 편액들이 고풍스럽다.
편액에 걸린 문장이 그려내는 수묵화 같은 풍경에 마음을 씻다!

홀로 바위에 와서 앉으니
산은 고요한데 흰구름만 짙어가네.
물은 꽉 차서 넘쳐나는데
참된 근원 이 가운데 있도다.
망천의 냇가에 별업을 열었고
기산이 묏부리에 남은 풍치 우러르네.
한 곡조 풀의 노래가 그치니
곧 신선을 만나겠구나.

한여름 바둑 두는 소리, 선인이 사시는가
봄철 내내 꽃이 피니 벗들이 돌아갈 줄 모르네
늙은 말년 남은 생애 자연에 취하고 보니
인간사 늙어가는 세월을 도리어 잊겠구나.

 

야윈 대()와 성긴 솔()도 감히 앞설 수 없으니
정자에 오르면 매번 歲寒의 절개를 생각하네
주인만이 꽃 사이에서 술 취해 있는데
객은 다투어 안개 서린 잎새에 시를 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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