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기행

박인환문학기행

경산 耕山 2021. 10. 18. 21:23

인제산촌민속박물관 옆에 박인환문학관이 있다.

인제산촌민속박물관

'나의 가난한 고장
인제
봄이여
빨리오거라.'<인제>
어질고 가난한 내고향 사람들에 대한 뿌리의식이 강한 시인이었다.

박인환문학관은 시인 박인환이 문단활동 시절의 공간을 재구성하여 옛 향수를 느낀다.

박인환은 서구적 감수성을 강하게 풍기면서 어두운 현실을 서정적으로 읊은 후기 모더니즘의 기수로 알려져 있다.

훤칠한 키에 얼굴도 잘생긴 박인환은 당대의 문인 가운데 최고의 멋쟁이, ‘댄디 보이’였다. 
별명이 명동백작이었다.

프랑스의 시인이자 문화 비평가이며 영화 감독이기도 한 장 콕토를 선망하며 학창 시절을 보냈다.

박인환은 통속적인 것을 혐오하고, 원고 쓸 때는 구두점 하나에도 몹시 까다롭게 굴고, 싫어하는 사람과는 차도 한잔 같이 마시지 않는 결벽증을 보였다.

1946 시 거리를 발표해 문단에 나온 뒤 남풍〉, 지하실 등을 발표하고,
1949
년 김수영 등과 새로운 도시와 시민들의 합창이라는 합동 시집을 펴냈다.
모더니즘 시를 지향했던 '후반기' 동인으로  시 검은 강·살아 있는 것이 있다면·목마와 숙녀등을 발표했다.
이들 시는 8·15해방직후의 혼란과 6·25전쟁의 황폐함을 겪으면서 느꼈던 도시문명의 불안과 시대의 고뇌를 감성적으로 노래하고 있다.

'시인에게 인생이란 “그저 잡지의 표지처럼” 통속적이며 허무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누구보다도 이상(李箱)을 좋아했다. 이상의 생애와 문학을 기리며 엄청난 양의 술을 마셔댔다

박인환 시인이 활동한 한국전쟁 후의 사회적·문화적 상황과 시인과 관련된 인물, 서점, 다방, 선술집 등의 역사적 명소를 현실감 있게 재현하고 있다.

그는 <청록파>계통의 시보다는 김기림, 김광균 중심의 모더니즘 계통 <도시파> 취향의 시를 계승하였다.

봉선화다벙은 명동에 처음으로 개업한 고전음악 전문점으로 문인, 예술인들은 이곳에서 시낭송, 시화전, 전시회, 작곡발표회, 출판기념회, 환송모임, 귀국보고회 등으로 낭만, 젊음, 예술의 공간이었다.

자신의 죽음을 노래한 죽기 1주일 전에 지었다는 세월이 가면은 뒤에 노래로 만들어져 널리 불리고 있다.

지금 그 사람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바람이 불고
비가 올 때도
나는 저 유리창 밖
가로등 그늘의 밤을 잊지 못하지.

사랑은 가고 옛날은 남는 것
여름날의 호숫가, 가을의 공원
그 벤치 위에
나뭇잎은 떨어지고
나뭇잎은 흙이 되고
나뭇잎에 덮여서
우리들의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내 서늘한 가슴에 있네.


<목마와 숙녀>

한잔의 술을 마시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와
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의 옷자락을 이야기한다.
목마는 주인을 버리고 그저 방울 소리만 울리며
가을 속으로 떠났다.
술병에서 별이 떨어진다.
상심한 별은 내 가슴에 가벼웁게 부숴진다.
그러한 잠시 내가 알던 소녀는
정원의 초목 옆에서 자라고
문학이 죽고 인생이 죽고
사랑의 진리마저 애증의 그림자를 버릴 때 
목마를 탄 사랑의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세월은 가고 오는 것 
한때는 고립을 피하여 시들어가고
이제 우리는 작별하여야 한다.
술병이 바람에 쓰러지는 소리를 들으며
늙은 여류 작가의 눈을 바라다보아야 한다.

'목마'는 현실에 정착하지 못하는 인간의 슬픈 운명을 상징한다.
'숙녀'는  '목마를 탄 사랑의 사람'으로, 지금은 떠나가 찾을 수 없는 사람으로 볼 수 있다.
절망적 현실에 삶의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떠나갈 수밖에 없는, 지난 시대의 아름답고 소중한 가치들을 상징한다.
'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는 절망과 허무로 당대 현실과 불화하다 자살한 버지니아 울프의 죽음을 애도한다.
버지니아 울프의 죽음을 통해 인생의 허무감, 전쟁으로 인한 사랑과 인생, 문학의 죽음과 연관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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