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브로

작은 대장간

경산 耕山 2026. 2. 21. 18:41

하모니카


은빛 빗장을 연다
작은 구멍마다 서린 숨의 허기
얇은 금속의 미세한 어울림
소리와의 대화

어울림은 쉽지 않은 일
대장간의 벼리처럼
수없이 두드려야
소음은 울림이 된다

단단해지기 위해 부서지고
부드러워지기 위해
깎여나가는 소리
하모니카는
나를 다듬는 작은 대장간

숨결로 빚은 수양
바람으로 깎아낸 하루의 고백

끝없는 반복이 낳은
맑은 음 하나
고요한 울림이 되어
나의 하루가 빛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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