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보내며
세모에
된서리 시려
겨울이 깊다
골목마다
어둠이 일찍 내려앉았다
한 해를 돌아보면
언제나
잡은 것보다
흘려보낸 것이 많아
하나를 잡고 보니
아흔아홉을 버리고 살았지
무심히 흘러간 시간들
말하지 못한 사랑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젊음의 조각들 ......
그럼에도
올 한 해
내가 건져 올린 풍경은
달빛에 말려둔
얇은 꽃잎 두 장
나의 조각들이
허름한 식탁 위에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국물이 되고
누군가의 겨울을 녹여줄
작은 난로였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