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브로

송년시

경산 耕山 2025. 12. 30. 18:20

한 해를 보내며

세모에  
된서리 시려
겨울이 깊다  
골목마다
어둠이 일찍 내려앉았다 

한 해를 돌아보면 
언제나
잡은 것보다
흘려보낸 것이 많아
하나를 잡고 보니
아흔아홉을 버리고  살았지

무심히 흘러간 시간들  
말하지 못한 사랑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젊음의 조각들 ...... 

그럼에도
올 한 해 
내가  건져 올린 풍경은
달빛에 말려둔 
얇은 꽃잎 두 장

나의 조각들이
허름한 식탁  위에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국물이 되고 

누군가의 겨울을 녹여줄  
작은 난로였으면 좋겠다

달빛에 말려둔 꽃잎 두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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