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초 작업 중에 우연이 꿩의 보금자리를 발견하다.
발길이 닿지 않은 외진 곳에 장끼와 까토리 부부가 둥지를 틀었다. 일곱 알이다.
둥지를 보호하려고 주위 잡풀들을 좀 남겼지만 원상복귀가 어렵다.
아늑하지 않고 좀 도드라져 보인다. 오히려 적으로부터 노출 위험이 크지 않을까?
요란한 쇳소리에 놀라 다시 둥지를 찾지 않을 것 같은 불안감을 떨칠 수 없다.
차라리 내 눈에 띄지 않았더라면 좋았을 것을.....
다행히 까토리 부부가 돌아와서 알들의 부화에 성공한다 해도
갓 태어난 꺼병이들이 들고양이, 족제비, 올빼미와 부엉이 그리고 솔개 등 포식자들을 어떻게 피할 수가 있을까?
걱정이 태산이다.
꿩들과 함께 온갖 생명들이 공존하는 초여름 비선농원
날렵한 산까치들이 떼를 지어 어지러이 날아다닌다.
새의 색깔은 곱고 아름다운데 비해 울음소리는 듣고 싶지 않다. 무겁고 탁하고 날카로운 그런 느낌이다.
뻐꾸기 규칙적인 울음소리도 그치고, 묏비둘기도 저녁식사를 마치고 고압선 전선 위에서 구구댄다.
땅거미가 지고 초승달이 서편 참나무 숲 위에서 빛을 내자 야행성 소쩍새가 소리를 낸다.
얼마 후 지척에서 꿩 한 마리의 단말마..... 끊일락말락 절규하는 비명이 간간이 이어지다 조용해졌다.
누구에게 잡혔을까?
이 좁은 농원에서도 세랭게티 초원에서와 같이 먹이사슬에 생과 사가 교차하고 있다.
생명의 섭리가 안타깝다.
오늘밤 내가 모르는 얼마나 많은 사건 사연들이
농원 어둠 속에서 만들어질까?
초승달을 등지고 귀가하는 시간은 8시가 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