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퇴임인사
저의 교직생활을 마무리하는 행사에 귀한 시간을 내주신 동명교육가족 여러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1981년 3월에 부임하여 현재까지 38년 6개월을 동명중학교에서 동고동락하다가 이제 떠나게 되었습니다.
여러분과의 공적인 만남은 오늘이 마지막이고, 다음부터는 사적으로 만나야 합니다.
4월 어느 날 출근길에 떨어지는 벚꽃을 보고 문득
지금은 가야할 때.....
퇴직하기 딱 좋은 시기라고 생각했습니다.
어느 시인은 낙화를 보고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가야할 때가 언제인가를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떠나는 이의 뒷모습을 한번쯤 뒤돌아보게 하는 구절입니다.
저는 교직을 시작할 때부터 선생님의 뒷모습을 중시하며 살아왔습니다.
한시간 수업을 마친 다음 교실문을 닫고 나올 때 학생들에게 비친 내 뒷모습을 염두에 두고 수업을 했습니다.
뒷모습 콤플렉스가 교직생활 내내 저를 교학상장하도록 채찍질했던 것 같습니다.
뒷모습은 자신은 볼 수 없고 오직 타인에게만 열려 있습니다.
그래서 뒷모습은 거짓이 없고 정직합니다.
지금 여러분에게 열러진 저의 뒷모습은 어떨지 궁금합니다.
오늘 동명교단을 떠나는 저의 뒷모습이
여러분에게 아름답지는 않을지라도 부끄럽지 않은 모습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어떤 미련이나 아쉬움 없이 홀연히 가벼운 마음으로 떠나려고 합니다.
떠나는 마당에 동행이라는 두 글자를 제언으로 남기고 싶습니다.
동행은 제가 회식자리에서 술잔을 들며 외치던 건배사이기도 합니다.
동행은 '함께 간다'는 의미와 '동명의 행복을 바란다'는 두 가지 뜻으로 받아주시면 좋겠습니다.
현재 우리는 동행을 잘해오고 있습니다.
동행했기 때문에 하는 일마다 소기의 교육성과를 낼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같이해서 더 가치가 있었습니다.
함께하면 만사가 이루어집니다.
한 마디로 ‘동행萬事成’입니다.
지난 몇 년 동안 우리 동명교육가족은 화합하여 괄목할만한 교육적 성과를 성취했습니다.
다양한 교육목적사업을 추진하면서 우리들의 교육전문성도 일취월장하고 있습니다.
동명의 달라진 모습에 대해 대전시 많은 중학교에서 놀라워하며 이제는 우리학교를 벤치마킹하려고 합니다.
알게 모르게 조금씩조금씩 우리는 앞서가는 학교가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교직원이 행복해야 합니다.
교직원이 행복해야 학생들이 행복하고 나아가서는 학교가 행복합니다.
지난 코카서스 여행 중에 산상의 야생화원을 보고 이런 상념에 젖었습니다.
우리 교실이 꽃과 나비가 만나는 화원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이들은 저마다 빛깔과 향기를 가진 꽃이고,
선생님은 한송이한송이 꽃을 찾아다니며 꽃들과 속삭이는 나비가 된다면
우리가 꿈꾸는 행복한 교실, 행복한 학교가 되지 않을까.
상상하면서 꽃향기에 취한 나비처럼 나는 아이들을 만났는가 뒤늦은 반성도 했습니다.
제에게 동명은 학연으로 맺은 또하나의 가족이었습니다.
우연한 만남으로 시작했지만 동행하면서 소중하고 귀한 인연이 되었습니다.
이 소중한 인연이 계속하여 이어지길 바라며
동명교육가족 여러분의 건강과 가정에 행복이 가득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19년 8월 22일

교직원

제자

연구회
